교통사고는 늘 예기치 못하게 발생합니다.
사고 이후에는 신체적·재산적 손해뿐 아니라 치료, 합의, 보험 절차까지 함께 대응해야 하므로 많은 분들이 정신적 부담을 크게 느끼게 됩니다.
치료에 집중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보험사 담당자와의 협의가 이어지다 보면
“적당한 선에서 정리하고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다만 교통사고 보상 절차에서는 초기 대응이 이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보험사에서 안내하는 자문 병원 진료는, 그 취지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선택할 경우 향후 후유장해 판단이나 합의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장해 진단과 관련해 보험사 자문 병원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합의금 산정과 후유장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치료비, 위자료 등 다양한 재산적 손해에 대해 배상이 이루어집니다. 다만 사고의 규모가 커질수록 합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 치료비나 위자료보다 후유장해에 대한 보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사고로 인해 노동능력이 얼마나 상실되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고, 부상이 중할수록 장해율 역시 높아지게 됩니다. 이 장해율은 1%만 차이가 나더라도 장래 일실수익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전체 합의금 규모에 상당한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보험사에서는 자문 병원을 통한 진단이나 치료를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문 병원에서 작성되는 후유장해 진단은, 평가 기준이나 해석 방식에 따라 장해율이 보수적으로 산정되거나 영구장해가 한시적 장해로 판단될 여지가 있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2. 진단서 발급 시점, 왜 맥브라이드 기준이 중요한가
교통사고를 경험해 본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바로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교통사고의 특징이자 가장 무서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후유장해 진단은 증상이 고정된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상 후유장해 진단은 사고일 또는 수술일로부터 약 6개월이 경과한 시점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일정 기간의 경과를 통해 회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소진되어야, 잔존 장해의 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 후유장해 진단을 받게 되면 보험사에서는 아직 치료 중인 상태라는 이유로 장해 자체를 부인하거나, 향후 호전 가능성을 근거로 낮은 장해율을 주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진단 시점이 과도하게 늦어질 경우에는 소멸시효 문제뿐 아니라 사고와 현재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법원이나 자동차보험 약관에서는 후유장해 평가 기준으로 맥브라이드(McBride)식 평가 방식*을 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산재 사고나 개인보험 영역에서는 AMA 방식**이 활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교통사고 후유장해 진단을 받을 때에는 교통사고 관련 평가 경험이 충분한 대학병원급 전문의에게 맥브라이드식 기준에 따른 노동능력상실률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맥브라이드식 평가 : 사고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 정도를 중심으로 장해율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직업·업무 특성을 고려하며 교통사고 및 법원 실무에서 주로 활용됨
** AMA 방식 : 미국의학협회 기준에 따라 신체 기능의 의학적 손상 정도를 수치화해 전신 장해율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산재·개인보험 분야에서 주로 사용됨
3. 기왕증 감액 주장에 대한 방어 전략
후유장해 진단서를 제출하게 되면, 보험사에서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제기하는 항변이 바로 기왕증 기여도에 따른 감액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교통사고 이후 허리디스크로 인한 후유장해를 주장하는 경우, 보험사에서는 해당 증상이 이번 사고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퇴행성 질환에 기인한 것이라는 이유로 장해 자체를 부인하거나 감액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사고 이전의 건강검진 기록이나 진료기록을 통해 사고 전에는 특별한 치료 이력이나 증상이 없었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이번 사고로 인해 증상이 촉발되거나 현저히 악화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인과관계를 충분히 다툴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장해 평가는 단순한 의학적 판단에 그치지 않고, 인과관계와 기여도를 둘러싼 법률적 판단이 결합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제시하는 기왕증 감액 논리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와 논거 없이 수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 살펴본 내용은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실제 사고 이후 보상 절차에서는 다수의 사건을 처리해온 보험사 담당자의 설명에 따라 쉽게 판단이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시 사고의 규모가 크고 후유증이 문제되는 사안이라면, 보험사 안내만을 기준으로 합의를 진행하기보다는 교통사고·보험 사건을 다수 다뤄온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장해율 산정, 진단서 발급 시점, 평가 기준 적용 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이혜는 교통사고 후유장해 사건에서 불리한 진단이나 과도한 기왕증 감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초기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 드리고 있습니다.
보험사 자문 병원 진료 권유나 후유장해 진단서 발급을 앞두고 고민 중이시라면, 언제든 편하게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